고압산소요법이 발기부전에 치료제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. 연구진은 이 방법이 부작용도 없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.
튀르키예(터키) 이즈미르 보자카 수련∙연구 병원의 비뇨기과 전문의로 구성된 연구진은 100명의 남성을 대상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고압산소요법, 타다라필 복용, 아무 치료도 받지 않는 대조군으로 나누어 한 달 동안 실험을 진행했다.
고압산소치료 그룹은 감압병에 걸린 잠수부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고압실에서 하루에 90분씩 순산소를 호흡했다. 고압실의 높은 압력(대기압의 2.4배)으로 인해 평소보다 폐와 조직이 더 많은 산소를 흡수할 수 있게 된다. 치료제를 복용한 그룹은 한 달 동안 매일 타다라필을 복용했다.
그 결과, 고압산소 그룹과 타다라필 그룹은 약 50%의 동일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. 특히 고압산소요법을 받은 그룹은 나이나 발기부전 기간에 관계없이 효과가 있었으며, 그 효과는 평균 2개월 간 지속됐다. 최대 18개월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었다. 최대 4시간 효과가 지속되고 부작용이 더 오래 가는 비아그라와 같은 약물과 대조되는 결과다.
다만 고압산소요법이 발기부전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는 명확하지 않다. 한 가지 이론은 고압산소요법으로 산화질소가 증가하고, 이로 인해 혈관이 이완되어 음경 조직으로 더 많은 혈액이 전달될 수 있다.
영구적 해결책 아냐…산소 중독 위험도
발기부전은 성생활에 충분한 발기가 되지 않거나 유지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. 영국비뇨기과의사협회에 따르면, 발기부전을 겪는 남성 10명 중 9명이 심장병이나 당뇨병, 특정 약물 복용과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한 가지 이상 가지고 있다.
발기부전은 일반적으로 실데나필(비아그라)과 타다라필(시알리스) 등 음경으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-5(PDE5) 억제제 약물로 치료한다. 이는 매우 효과적일 수 있으나, 협심증으로 질산염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이나 심각한 심장 혹은 간 질환을 가진 사람 등 일부 남성에게는 적합하지 않다. 발기부전 치료제와 질산염 모두 혈관을 확장시키므로, 함께 복용하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. PDE5의 잠재적 부작용으로는 소화불량, 코막힘, 요통, 근육통 등이 있다. 남성 3분의 1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.
영국 브리스틀 비뇨기과 비뇨기과전문의 라지 페르사드 교수는 이 연구를 ‘향후 연구를 위한 기초’라고 말했다. 그는 “당뇨병이나 기타 질환이 있는 경우, 섬세한 조직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손상되어 산소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”며 “이는 고압 산소를 호흡함으로써 일시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”고 말했다. 다만, 이 방법이 “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니며, 너무 많이 마실 경우 산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”고 경고했다.
고압산소치료의 핵심은 일반적으로 일반 대기압보다 높은 압력을 가해 산소가 체내로 공급되고 체내 줄기세포 성장요소 자극을 통해 염증세포와 노화세포를 감소시키는 데 있다. 체내에서 기능이 떨어진 부위의 세포들에 작용하도록 유도하여 젊은 세포의 생성을 유지하는 것이다. 산소부족 시 조직 기능 상실이 일어나기 때문에, 반대로 고농도로 산소를 공급하여 저하됐던 기능을 되돌린다는 원리다.
이번 연구 결과는 《국제 비뇨기 및 신장학 저널(International Urology and Nephrology)》에 게재됐다.